상속분쟁
유언대용신탁이란? 치매 대비와 상속분쟁 예방, 유언과 무엇이 다른가요
핵심 요약
- 유언대용신탁은 재산을 믿을 만한 사람(수탁자)에게 맡기면서 "살아 있는 동안은 내가 쓰고, 떠난 뒤에는 정해둔 사람에게 넘겨 달라"고 계약으로 정해두는 제도입니다(신탁법 제59조).
- 유언과 달리 계약한 때부터 효력이 생기므로, 치매 등으로 판단력이 떨어졌을 때의 생전 재산관리까지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 재혼가정처럼 승계 순서를 여러 단계로 정하고 싶을 때 특히 쓸모가 큽니다.
- 다만 유류분(상속인에게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몫) 문제를 피하는 수단은 아니므로, 가족 상황에 맞춘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런 고민에서 시작됩니다
수원에 사는 70대 박 씨(가명)의 재산은 아파트 한 채와 상가 한 칸입니다. 전처와의 사이에 두 자녀가 있고, 재혼한 배우자가 있습니다. 최근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들은 뒤로 두 가지가 걱정입니다.
- 치매가 오면 누가 재산을 관리해 줄까?
- 내가 떠난 뒤 아내와 자녀들이 재산을 두고 다투지 않을까?
유언대용신탁은 이 두 가지 걱정을 한 번의 계약으로 함께 다룰 수 있는 방법입니다.
유언대용신탁은 어떻게 작동하나요
등장인물은 세 사람입니다.
| 구분 | 누구 | 역할 |
|---|---|---|
| 위탁자 | 재산 주인(박 씨) | 재산을 맡기고 관리·승계 방법을 정함 |
| 수탁자 | 은행·신탁회사 또는 믿을 만한 가족 | 정해진 방법대로 재산을 관리하고 넘겨줌 |
| 수익자 | 살아 있는 동안은 박 씨, 사망 후에는 정해둔 사람 | 신탁재산에서 나오는 이익이나 재산 자체를 받음 |
수탁자는 금융기관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가족 사이에서 영업이 아닌 방식으로 맡기는 민사신탁도 가능하며, 이 경우 신탁계약서 작성과 부동산 신탁등기가 핵심 절차가 됩니다.
유언과 무엇이 다른가요
| 구분 | 유언 | 유언대용신탁 |
|---|---|---|
| 성립 방식 | 법이 정한 엄격한 방식(자필·녹음·공정증서 등). 하나라도 어긋나면 무효 위험 |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계약 |
| 효력 발생 | 사망한 때 | 계약한 때부터 |
| 생전 재산관리 | 따로 대비해야 함 | 함께 설계 가능 |
| 사후 절차 | 검인·유언집행 절차가 필요할 수 있음 | 정해둔 수익자가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를 넘겨받음 |
| 받을 사람 변경 | 새 유언으로 철회·변경 | 살아 있는 동안 수익자 변경 가능(신탁법 제59조) |
| 여러 단계 승계 | 사실상 어려움 | 수익자연속신탁으로 설계 가능(신탁법 제60조) |
참고로 공정증서유언은 증인 2명이 참여한 가운데 공증인 앞에서 해야 합니다(민법 제1068조).
쓰임새 1: 치매 대비, 생전 재산관리
판단력이 흐려지기 전에 관리 방법을 정해두면 다음과 같이 운영할 수 있습니다.
- 수탁자가 상가 임대료를 받아 관리하고, 매달 정해진 생활비를 위탁자에게 지급합니다.
-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이 생기면 미리 정한 방식대로 간병비·병원비가 나갑니다.
- 판단력이 떨어진 뒤 가족이 법원에 성년후견(판단력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 법원이 후견인을 정하는 제도)을 청구하고, 재산 관리를 두고 다투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쓰임새 2: 사후 상속분쟁 예방, 특히 재혼가정
위탁자가 사망하면 정해둔 사람이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를 넘겨받습니다. 상속인들이 모여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재혼가정이라면 이렇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 박 씨가 살아 있는 동안: 아파트와 상가 수익은 박 씨 본인을 위해 사용
- 박 씨 사망 후: 아내가 살아 있는 동안 아파트에 거주하고 생활비를 받음
- 아내 사망 후: 아파트는 두 자녀에게 넘어감
이처럼 수익자를 순서대로 이어서 정하는 방식을 수익자연속신탁이라고 합니다. 유언장만으로는 "아내 다음에는 자녀에게"라는 두 번째 단계까지 정하기 어렵습니다.
만능은 아닙니다: 유류분 쟁점
가장 큰 쟁점은 유류분입니다. 유류분은 배우자·자녀 등 상속인에게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몫으로, 이보다 적게 받은 상속인은 부족한 부분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한때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 1. 10. 선고 2017가합408489 판결이 신탁재산을 유류분 계산에서 제외하면서, 유언대용신탁이 "유류분을 피하는 수단"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 그러나 이후 하급심에서는 신탁계약의 내용과 재산이 넘어가는 구조를 따져 신탁재산도 유류분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이 문제에 대한 대법원의 명확한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특정 상속인을 지나치게 배제하는 설계는 오히려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꼭 따져볼 것
- 수탁자 선택: 가족에게 맡길지, 금융기관에 맡길지. 가족 수탁자라면 그 사람이 먼저 사망하거나 관계가 틀어질 때를 대비한 후임 수탁자 규정이 필요합니다.
- 신탁등기: 부동산은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 및 신탁등기를 해야 효력이 제대로 나타납니다. 대출·근저당이 있다면 금융기관 동의도 확인해야 합니다.
- 세금: 신탁을 해도 사망 시 상속세 문제는 그대로 남습니다. 취득세·재산세 등은 사안별로 세무 전문가와 확인이 필요합니다.
- 비용: 금융기관 신탁은 수탁 보수가 발생합니다.
- 시기: 판단력이 흐려진 뒤 맺은 계약은 효력 자체를 두고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건강할 때 설계해야 선택지가 넓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족을 수탁자로 정해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영업이 아닌 가족 간 신탁(민사신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부동산은 신탁등기를 합니다. 다만 수탁자의 권한과 의무, 후임 수탁자를 계약서에 분명히 정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신탁을 하면 유류분 청구를 막을 수 있나요?
막을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최근 하급심 흐름은 신탁재산도 유류분 계산에 포함하는 쪽이고, 대법원 판단은 아직 없습니다. 다른 상속인의 몫을 어느 정도 배려한 설계가 분쟁 예방에 더 효과적입니다.
Q. 계약한 뒤에 마음이 바뀌면 어떻게 하나요?
위탁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사망 후 받을 사람(수익자)을 바꿀 수 있습니다(신탁법 제59조). 계약서에 변경·해지 방법을 미리 정해두면 절차가 명확해집니다.
내 상황에 맞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수원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수원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을 지낸 김태원 법무사가 2008년부터 직접 상담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