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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보전

"돈 들어오면 갚겠다" 써줬는데 소송이 왔다면? 정지조건과 불확정기한 구별법

김태원 법무사 · 2026. 10. 06.

핵심 요약

정지조건과 불확정기한은 무엇이 다른가요?

정지조건은 장래에 일어날지 불확실한 사실에 계약의 효력을 맡기는 것입니다. 조건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147조 제1항).

불확정기한은 장래에 오기는 오는데 그 시기만 모르는 사실을 이행 시점으로 정한 것입니다. 기한이 되면 효력이 생기거나 이행기가 됩니다(민법 제152조 제1항).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1702 판결은 구별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1. 부관(계약에 덧붙인 조건·기한)에 적힌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면 → 조건
  2. 그 사실이 발생한 때는 물론,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된 때에도 이행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면 → 불확정기한

계약서에 "조건"이라는 단어가 쓰였는지보다 계약 체결 경위, 목적, 당사자의 실제 의사가 더 중요하게 판단됩니다.

"돈이 들어오는 대로 갚겠다"고 썼다면 안 갚아도 되나요?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돈을 받은 사람이 "돈이 들어오면", "사업이 되면", "투자를 받으면" 갚겠다고 쓴 경우, 법원은 갚을 의무는 이미 있고 갚는 시기만 미룬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불확정기한으로 본 대표 판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16643 판결: 공동사업에서 빠지면서 "스폰서가 영입되거나 사업권을 넘길 경우나 사업을 진행할 때"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한 약정을 불확정기한으로 보고, 상당한 기간 안에 그 사유가 생기지 않은 때에도 반환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대법원 2025. 10. 30. 선고 2025다213495 판결: 대여금을 "물품대금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갚는다"고 정했는데 거래가 끊긴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정지조건이 아닌 불확정기한으로 보았습니다. 또 부관으로 정한 사실이 주로 갚을 사람의 노력에 달려 있고 채권자가 영향을 줄 수 없다면, 합리적인 기간 안에 그 사실이 일어나지 않은 때에도 이행기가 온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대로 정지조건으로 본 예도 있습니다.

  1.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1702 판결: "모든 합의사항의 이행은 제3채무자들로부터 돈을 모두 지급받은 후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한 합의를, 돈을 받지 못하면 나머지 청구를 포기할 의무도 생기지 않는 정지조건부 합의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안은 이미 받은 돈을 갚는 문제가 아니라, 합의 전체의 효력을 그 사실에 맡긴 경우였습니다.

참고로, 갚을 사람이 신의성실에 반하여 스스로 그 사실이 일어나지 않게 방해했다면, 상대방은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50조 제1항).

정지조건과 불확정기한 한눈에 비교

구분 정지조건 불확정기한
사실의 성격 발생 자체가 불확실 오기는 오지만 시기를 모름
그 사실이 끝내 안 일어나면 의무가 생기지 않음 발생 불능 확정 또는 상당 기간 경과 시 이행해야 함
근거 조문 민법 제147조 제1항 민법 제152조 제1항
법원이 인정하기 쉬운 경우 합의 자체의 효력을 그 사실에 맡긴 경우 이미 받은 돈을 갚는 채무에 시점을 붙인 경우
유리한 쪽 지급을 거절하려는 쪽 지급을 청구하려는 쪽

약정금 소송을 받았을 때 무엇을 주장하고 준비해야 하나요?

"조건 미성취"를 주장하는 쪽은 다음 사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1. 돈의 성격: 빌린 돈(대여금)이 아니라 사업 손익을 함께 나누는 투자금·출자금이었는지
  2. 위험의 공동부담: 상대방도 사업 운영에 관여하고 실패 위험을 함께 지기로 했는지
  3. 문구의 의미: "그 일이 안 되면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가 서면·문자·녹음에 드러나는지
  4. 작성 경위: 서면을 언제, 누구의 요구로, 어떤 상황에서 써줬는지
  5. 성취 노력: 그 사실이 이루어지도록 성실히 노력했고, 실패가 본인 탓이 아님을 보여주는 자료

준비할 자료는 계약서·각서, 입금 내역, 카카오톡·문자, 사업 관련 회의 기록, 상대방이 사업에 관여한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 등입니다.

조건으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실제로 공동사업(조합) 관계였다면 손실을 반영한 정산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공동사업에서 탈퇴한 사람의 지분은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에 따라 계산한다는 민법 제719조가 함께 검토됩니다.

실무 사례 (익명화)

지인에게서 수천만 원을 받아 사업 자금으로 쓴 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차용증 같은 서류 없이 입금된 돈이었고, 돈을 준 쪽도 사업장 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상대방 측 요구로 "투자 자금이 들어오는 대로 갚겠다"는 취지의 서면을 써줬는데, 투자 유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돈을 돌려주지 못했고, 결국 약정금 청구 소송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① 그 서면이 불확정기한인지 정지조건인지, ② 처음 받은 돈이 빌린 돈인지 공동사업 투자금인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얻을 교훈은 두 가지입니다.

실무 대응·주의사항

자주 묻는 질문

Q. "사업이 잘되면 갚겠다"고 했는데 사업이 망했습니다. 안 갚아도 되나요?

받은 돈이 빌린 돈이라면 대체로 갚아야 합니다. 법원은 이런 문구를 갚는 시기를 정한 불확정기한으로 보아, 사업 성공이 불가능해지거나 상당한 기간이 지나면 이행기가 온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불확정기한이라면 언제부터 갚아야 하나요?

그 사실이 발생한 때, 또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된 때 이행기가 옵니다. 그 사실의 실현이 주로 갚을 사람의 노력에 달려 있다면, 합리적인 기간 안에 일어나지 않은 때에도 이행기가 온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Q. 계약서에 "조건"이라는 단어가 있으면 조건으로 인정되나요?

단어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법원은 계약 경위, 돈의 성격, 당사자의 실제 의사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반대로 "조건"이라는 말이 없어도 합의 전체의 효력을 그 사실에 맡긴 경우라면 정지조건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약정서를 쓸 때 다툼을 줄이려면 어떻게 하나요?

조건이라면 "○○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급 의무가 없다"를, 기한이라면 "○○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년 ○월 ○일까지는 지급한다"를 명시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내 상황에 맞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수원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수원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을 지냈고, 현재 수원지방검찰청 형사조정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태원 법무사가 2008년부터 직접 상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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